[스크랩] 땅에서는 별이 피어난다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시국선언을 지지합니다 -
숲 길을 걷다 마주치는
수 많은 별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꽃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혼자 걷는 외로운 산길에
밤에만 볼 수 있는 별들이 아닌
숲길에 베시시 웃으며
힘든 발걸음 식혀주는 별들이 있어
행복한 여정을 이겨냅니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마주치는
수 많은 별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아이들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고단한 삶에, 하루 하루 팍팍한 일상에도
하교길 골목에서 버스안에서
또는 오랜만에 찾은 누이의 집안에서
재잘 재잘 웃고 떠드는 그 별들이 있어
내 삶의 끝이
이 별들에게 좋은 세상을 물려주는 것임에 있음을
다짐하게 되고
그로 인해
고단한 삶을 이겨내게 됩니다
자본의 힘에
가난한 민중의 삶이
산산조각나고 있는
2009년
대한민국에서 마주치는
수 많은 별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시국선언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교수도 노동자도 소설가도 예술인도 만화가도 청소년도
다른 모든 이들도
각 각의 별들이 되어
대한민국을 비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독
어두컴컴한 밤하늘에 그 어느 별보다도
높게 떠서
세상을 비추고자 하는 선생님들의 별이 있습니다
거리에서 몽둥이에 두드려 맞아도
망루에서 뜨거운 불길에 타 죽어도
부당한 권력으로 인해 벼랑 끝에서 내 몰려도
하루 아침에 실직자가 되어 길거리에 내팽겨쳐져도
우리는
그 별들을 보며 세상의 희망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부당한 권력에 맞서 싸울 때
인간은
가장 아름다울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늘에 뜬 별은
봐서 아름답고
산길에 피어난 별은
봐서 웃음짓게 되고
미래를 약속하는 아이들의 별은
나의 삶을 다짐하게 되고
2009년 대한민국에 피어난 별은
나의 심장을 뛰게 합니다
먹구름은 항상 지나가도
별은 그 자리에 항상 떠 있듯
선생님들이 피워 낸 소중한 별빛이
영원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20년 전
내가 이 세상의 미래이던 때에
외치던 말을 다시 되뇌어 봅니다
'선생님 사랑해요'
'선생님 힘내세요'
- 지리산 산길에서 피어난 들꽃 한 묶음 엮어 사랑하는 선생님들께 띄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