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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그 전쟁터에도 꽃은 피었다"

반짝이2 2009. 7. 27. 02:18

"평택, 그 전쟁터에도 꽃은 피었다"

[포토스케치] 쌍용차로 가는 길

아빠의 파업이 어느덧 66일. 아빠의 투쟁에 힘을 보태려는 엄마를 따라 거리에서 산 시간도 꼭 그만큼 66일. 네 살 박이 아이는 또래들은 알 리 없는 "단결 투쟁" 구호를 잘도 따라했고, 아저씨들이 머리에 동여 맨 붉은 띠가 부러워 '나도 해 달라' 졸랐다.

그래도 이 아이는 몰랐을 것이다. 아빠한테 간다고 모인 1만 여 명의 또 다른 아빠, 엄마를 따라 가는 길. 왜 아빠는 만나지도 못하고 아저씨, 아줌마들이 가다 서고 또 가다 뒤로 물러나고 다시 갔다 뛰어 도망치는지를.

어떤 아저씨는 아빠의 회사를, 대통령 할아버지를 비난하고, 또 어떤 아저씨는 무서운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고, 또 어떤 아저씨는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삿대질을 하던 그 '전쟁터' 속에서도 아이는 그저 아빠가 보고 싶을 뿐이었다.

끝내 아이는 이날도 아빠를 보지 못했다. 아빠를 보러 가는 그 험난한 길가에도 꽃은 피었고, 하늘은 맑았다. 26일 평택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를 사진으로 담았다.

▲ 66일 째 파업 중인 쌍용차 노동자의 아들이 머리에 '단결 투쟁'이라고 적힌 붉은 띠를 매고 있다. ⓒ프레시안

▲ 25일 평택역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를 지켜보고 있는 평택 시민들. ⓒ프레시안

▲ 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이 쌍용차 평택공장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프레시안

▲ 평택공장 정문을 불과 500여 m 앞에 두고 경찰에 가로 막힌 노동자들이 멀리 쌍용차 노동자가 있는 도장공장을 바라보고 있다. ⓒ프레시안

▲ 시위대 위를 하루 종일 경찰 헬기가 떠 다녔다. 경찰은 헬기를 이용해 색소가 든 액체와 최루액이 석긴 액체 봉투를 투하했다. ⓒ프레시안

▲ 경찰의 물대포에 맞서 참석자들이 대나무 죽봉을 들고 있다. 한 참석자는 경찰을 향해 돌을 던졌다. ⓒ프레시안

▲ 최루액이 섞인 물대포를 앞세워 집회 참가자들을 강제 해산시키고 있는 경찰. ⓒ프레시안

▲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뛰어가는 경찰 뒤로 쌍용차노조의 파업 현장이 보인다. ⓒ프레시안

▲ 경찰은 이날 30여 명의 참가자를 연행했다. ⓒ프레시안

▲ 경찰에 밀려날 때마다 참석자들의 손에는 더 '강한' 무기가 들렸다. 쇠파이프를 들고 있는 참석자들. ⓒ프레시안

▲ 땅 위의 전쟁을 전혀 모르는 듯 하늘의 구름 사이로 붉은 빛이 쏟아졌다. ⓒ프레시안

▲ 돌과 최루액이 오가는 그 전쟁터 속에서도 꽃은 피어 있었다. ⓒ프레시안

                                                                                                            /여정민 기자(=평택) 메일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