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만나고부터 널 만나고부터 어두운 길을 등불 없이도 갈 것 같다 걸어서도 바다를 건널 것 같다 날개 없이도 하늘을 날 것 같다 널 만나고부터는 가지고 싶던 것 다 가진 것 같다 - 이생진 산책길/시인의 숲 2010.05.06
목련에게 미안하다 목련에게 미안하다 복효근 황사먼지 뒤집어쓰고 목련이 핀다 안질이 두렵지 않은지 기관지염이 두렵지도 않은지 목련이 피어서 봄이 왔다 어디엔가 늘 대신 매 맞아 아픈 이가 있다 목련에게 미안하다 산책길/시인의 숲 2010.03.28
[스크랩] 공기밥 공기밥 집밖에서 사먹는 음식값이 모조리 올랐지만 오르지 않은 음식이 딱 하나 있는데, 20년전이나 지금이나 음식값 똑같은 게 딱 하나 있는데 그건 공기밥 천원 값이다. 거참 신기하기도 하다. 세상에는 오르지 않은 물가가 없다는데 알고보니 쌀값만은 20년동안 제자리네... 그러다 보니 주먹만한 공.. 산책길/시인의 숲 2010.03.07
그대에게 가고싶다 그대에게 가고싶다 - 안 도 현 그대에게 가고싶다 해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당신에게 가고 싶다 당신 보고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당신에게 가고 싶다 당신 창가에 오랜만에 별이 들거든 .. 산책길/시인의 숲 2010.01.20
겨울 숲 겨울 숲 새들도 떠나고 그대가 한 그루 헐벗은 나무로 흔들리고 있을 때 나도 헐벗은 한 그루 나무로 그대 곁에 서겠다 아무도 이 눈보라 멈출 수 없고 나 또한 그대가 될 수 없어 대신 앓아줄 수 없는 지금 어쩌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눈보라를 그대와 나누어 맞는 일뿐 그러나 그것마저 그대만을 .. 산책길/시인의 숲 2009.12.10
[스크랩] 얼굴을 돌린다 메모 : 이런 저런 일로 마음이 고단할 모든 이들에게 꽃 한송이 바칩니다. 그대가 흘린 땀과 눈물이 오늘 당장 보상받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내일의 거름과 희망이 되리란 걸 잊지 말아요~ 산책길/시인의 숲 2009.11.17
순천만 갈대숲 순천만 갈대숲 / 복효근 순천만에 와서 소나무나 참나무숲처럼 갈대들이, 그 연약한 갈대들이 당당히 숲이라 불리는 까닭을 알겠다 그 줄기가 튼튼해서가 아니었다 나이테가 굵어서가 아니었다 바람이 몰려올 적마다 각기 안테나를 길게 뽑아들고 바로 곁에 서 있는 그대를 천리처럼 안타까이 부르는.. 산책길/시인의 숲 2009.11.11
[스크랩] 그런 날 다시 읽는 시 / 그런 날 그런 날 오인태 누군가에게 팔짱을 내주고 싶은 날 그리하여 이따금 어깨도 부대끼며 짐짓 휘청대는 걸음이라도 진심으로 놀라하며 곧추세워주기도 하면서 그렇게 발걸음을 맞춰 마냥 걷다가 따뜻한 불빛을 가진 찻집이라도 있다면 손잡이를 함께 열고 들어서서 내 얘기보다 .. 산책길/시인의 숲 2009.10.01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내가 꽃피는 일이 당신을 사랑해서가 아니라면 꽃은 피어 무엇하리 당신이 기쁨에 넘쳐 온누리 햇살에 둘리어있을 때 나는 꽃피어 또 무엇하리 또한 내 그대를 사랑한다 함은 당신의 가슴 한복판에 찬란히 꽃피는 일이 아니라 눈두덩 찍어내며 그대 주저앉는 가을 산자.. 산책길/시인의 숲 2009.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