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이런 내가 되어야 한다 - 신경림 이런 내가 되어야 한다. 일상에 빠지지 않고 대의를 위해 나아가며 억눌리는 자에게 헌신적이며 억누르는 자에게 용감하며 스스로에게 비판적이며 동지에 대한 비판도 망설이지 않고 목숨 걸고 치열히 순간순간을 불꽃처럼 강렬히 여기며 날마다 진보하며 성실에 있어 동지들에게 부끄럽지 않고 자.. 산책길/시인의 숲 2009.03.31
빈 집 빈 집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 집에 갇혔.. 산책길/시인의 숲 2009.03.25
분명한 것과 희미한 것 분명한 것과 희미한 것 분명히 아는 것과 희미하게 아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분명히 아는 것은 내 것이지만, 희미하게 아는 것은 남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사랑하는 것과 희미하게 사랑하는 것은 다릅니다. 분명히 사랑하는 것은 아름답지만, 희미하게 사랑하는 것은 추하기 때문입니다. 분명.. 산책길/시인의 숲 2009.03.22
다른 길은 없다 다른 길은 없다. - 마르타 스목 자기인생의 의미를 볼 수 없다면 지금 여기, 이 순간, 삶의 현재 위치로 오기까지 많은 빗나간 길들을 걸어 왔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오랜 세월동안 자신의 영혼이 절벽을 올라왔음을 알아야 한다. 그 상처, 그 방황, 그 두려움을 그 삶의 불모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 .. 산책길/시인의 숲 2009.03.22
처음엔 당신의 착한 구두를 사랑했습니다 처음엔 당신의 착한 구두를 사랑했습니다 성 미 정 처음엔 당신의 착한 구두를 사랑했습니다 그러다 그 안에 숨겨진 발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다리도 발 못지 않게 사랑스럽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당신의 머리까지 그 머리를 감싼 곱슬머리까지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저의 어디부터 .. 산책길/시인의 숲 2009.03.22
키큰 남자를 보면 <이시우 사진 / 강화 더리미> 키큰 남자를 보면/문정희 키 큰 남자를 보면 가만히 팔 걸고 싶다 어린 날 오빠 팔에 매달리듯 그렇게 매달리고 싶다 나팔꽃이 되어도 좋을까 아니, 바람에 나부끼는 은사시나무에 올라가서 그의 눈썹을 만져 보고 싶다 아름다운 벌레처럼 꿈틀거리는 그의 눈썹에 한 .. 산책길/시인의 숲 2009.03.13
꽃기침 봄가뭄을 달래주는 단비가 내리고 있다. 산수유 뿐인가 했더니 했더니 목련도 어느새 껍질이 터졌다. 참, 장하다. 어떻게 이렇게 여린 꽃잎이 저렇게 두터운 껍질을 뚫었을까. 저기 햇살이 달려옵니다 양지쪽으로만 고개를 돌리는 꽃과 달리 봄이 와도 찬바람 불어오는 쪽을 향해 의연히 서 있는 목련.. 산책길/시인의 숲 2009.03.13
산수유나무의 농사 / 문태준 산수유나무의 농사 / 문태준 산수유나무가 노란 꽃을 터트리고 있다 산수유나무는 그늘도 노랗다 마음의 그늘이 옥말려든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은 보아라 나무는 그늘을 그냥 드리우는 게 아니다 그늘 또한 나무의 한 해 농사 산수유나무가 그늘 농사를 짓고 있다 꽃은 하늘에 피우지만 그늘은 땅에서.. 산책길/시인의 숲 2009.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