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시인의 숲

그대에게 가고싶다

반짝이2 2010. 1. 20. 08:17

그대에게 가고싶다

-  안 도 현


그대에게 가고싶다

해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당신에게 가고 싶다

당신 보고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당신에게 가고 싶다


당신 창가에 오랜만에 별이 들거든

긴 밤 어둠 속에서 캄캄하게 띄워보낸

내 그리움으로 여겨다오


사랑에 빠진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그리움 하나로 무장무장 가슴이 타는 사람이 아니냐

진정 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만큼

새 날이 밝아오고

진정 내가 당신 가까이 다가가는 만큼

이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그리하여 마침내 당신과 내가 하나되어

우리라고 이름 부를 수 있는 그 날이 온다면


봄이 올 때까지는 저 들에 쌓인 눈이

우리를 덮어줄 따뜻한 이불이라는 것도

나는 잊지 않으리


사랑이란 또 다른 길을 찾아 두리번거리지 않고

그리고 혼자서는 가지 않는 것

지치고 상처입고 구멍난 삶을 데리고

당신에게 가고 싶다

 

 

- 오늘이 대한.

  날이 풀린 탓인지 눈이 아니라 비가 오셨습니다.

  어제밤, 아니 어쩌면 몇날며칠을 잠 못들고 뒤척였을 후배에게 주고 싶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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