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밥
집밖에서 사먹는 음식값이 모조리 올랐지만
오르지 않은 음식이 딱 하나 있는데,
20년전이나 지금이나 음식값 똑같은 게 딱 하나 있는데
그건 공기밥 천원 값이다.
거참 신기하기도 하다.
세상에는 오르지 않은 물가가 없다는데
알고보니 쌀값만은 20년동안 제자리네...
그러다 보니 주먹만한 공기밥 한그릇 값도
20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그래서 라면 한 그릇값의 3분의 1도 안되는 공기밥.
그 값이 공기처럼 가벼워서 '공기밥'이라 했을테지.
그런데 그게 아냐, 그게 아냐,
세상 누구나 최소한 목숨줄 이어갈수 있도록
누구나 하루세끼 밥 먹을수 있도록
시내버스비도 안되는 공기밥.
그 값이 사람에게 공기같다 해서 '공기밥'인 것이다.
노동자이든 자본가이든 가난하든 부자든 가리지않고
모든 사람을 위해 공기같은 밥을 주고있는 것이다.
쌀값이 똥값이 된 지금도 쌀농사를 포기할줄 모르는
미련한 농민의 마음이 그것이다.
아니, 그런 마음이 있었는지 없었는지가 중요한게 아니다.
그 사람이 있어
세상모든 이들이 이 척박한 자본주의 땅에서 제아무리 살아가기 힘들다 해도
적어도 '밥'만은 먹을수 있게 된것이다.
아, 나는 언제
나의 존재로 인해 누구에겐가
'공기'가 되어주고 있을까.
출처 : 철수의 귀농일기
글쓴이 : 백수청년 원글보기
메모 : 초보농군의 시입니다. 가슴에 닿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