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시인의 숲

[스크랩] 공기밥

반짝이2 2010. 3. 7. 15:38

공기밥

 

집밖에서 사먹는 음식값이 모조리 올랐지만

오르지 않은 음식이 딱 하나 있는데,

20년전이나 지금이나 음식값 똑같은 게 딱 하나 있는데

그건 공기밥 천원 값이다.

 

거참 신기하기도 하다.

세상에는 오르지 않은 물가가 없다는데

알고보니 쌀값만은 20년동안 제자리네...

그러다 보니 주먹만한 공기밥 한그릇 값도 

20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그래서 라면 한 그릇값의 3분의 1도 안되는 공기밥.

그 값이 공기처럼 가벼워서 '공기밥'이라 했을테지.

 

그런데 그게 아냐, 그게 아냐,

세상 누구나 최소한 목숨줄 이어갈수 있도록

누구나 하루세끼 밥 먹을수 있도록

시내버스비도 안되는 공기밥.

그 값이 사람에게 공기같다 해서 '공기밥'인 것이다.

노동자이든 자본가이든 가난하든 부자든 가리지않고

모든 사람을 위해 공기같은 밥을 주고있는 것이다.

 

쌀값이 똥값이 된 지금도 쌀농사를 포기할줄 모르는

미련한 농민의 마음이 그것이다.

아니, 그런 마음이 있었는지 없었는지가 중요한게 아니다.

그 사람이 있어

세상모든 이들이 이 척박한 자본주의 땅에서 제아무리 살아가기 힘들다 해도

적어도 '밥'만은 먹을수 있게 된것이다.

 

아, 나는 언제

나의 존재로 인해 누구에겐가

'공기'가 되어주고 있을까.

 

 

출처 : 철수의 귀농일기
글쓴이 : 백수청년 원글보기
메모 : 초보농군의 시입니다. 가슴에 닿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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