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시인의 숲

[스크랩] 그런 날

반짝이2 2009. 10. 1. 09:06

 

다시 읽는 시 / 그런 날

 

 

  

 

 

 

 

 

 

 

                 그런 날

 

                                                       

                                                  오인태

 

 

누군가에게 팔짱을 내주고 싶은 날
그리하여 이따금 어깨도 부대끼며
짐짓 휘청대는 걸음이라도
진심으로 놀라하며 곧추세워주기도 하면서
그렇게 발걸음을 맞춰 마냥 걷다가
따뜻한 불빛을 가진 찻집이라도 있다면
손잡이를 함께 열고 들어서서
내 얘기보다 그의 얘기를
더 많이 들어주고 싶은 날

혼자 앞서 성큼성큼 걸어온 날이
누군가에게 문득 미안해지는 날 

 

                           -시집『아버지의 집』에서

 

 

 

양희은 - 친구 | 음악을 들으려면 원본보기를 클릭해 주세요.

 

출처 : 시야, 밥 먹고 놀자!
글쓴이 : 촛불시인 원글보기
메모 :

'산책길 > 시인의 숲'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얼굴을 돌린다  (0) 2009.11.17
순천만 갈대숲  (0) 2009.11.11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0) 2009.09.21
혼자 먹는 밥  (0) 2009.08.29
'쉽게 자기를 흔들어 울지 말라, 그러나'  (0) 2009.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