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등이 너무 좋다
나는 평등이 너무 좋다
아무리 생각해도
운동회날
고만고만한 아이들 모여
먼지 나는 운동장에서 뛰고 달리고
자기 아이를 찾아온 부모들
자기 자식 그을세라 상할세라
물 먹이고 쓰다듬고 눈 맞출 때
"아이 씨, 우리 엄마는 왜 안 와!"
한 아이의 힘 없는 중얼거림이
돌아서는 내 등에 와서 박힌다
우리 엄마는 왜 안 오는지
우리 아빠는 왜 없는지
이미 다 아는 시근 멀쩡한 아이들은
내뱉지도 않고 속으로 삼키는 말
'아이 씨, 우리 엄마는 왜 안 와!"
집집마다 김밥에, 과일이며, 피자를 펼쳐 놓은
운동회날 점심 시간
복도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앉아
달랑 김밥 두어 줄, 생수 한 통 신문지 위에 놓고
쪼그려 앉은 아이들의 밥상
머리를 떠나지 않고 괴롭히는 그 밥상 때문에
나는 그 어떤 것 보다도 평등이 좋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정말, 자본주의가 싫다
나는 평등이 너무 좋다
출처 : 연애편지
글쓴이 : 바람숲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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