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쏜살같이 지나가는 시간(6학년, 여)/내 하루 생활은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에 갔다가 학교 끝나자마자 수학학원, 영어학원, 피아노학원, 논술학원에 갔다가 집에 와서 학원 숙제를 하고 밤늦게 잔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다. | 아이들은 원래 꿈이 많습니다. 새로운 것을 볼 때마다 꿈이 바뀝니다. 1·2학년 남자 아이들이 가장 많이 꾸는 꿈은 용감하게 불을 끄고 사람을 구하는 소방관과 도둑·강도를 잡는 경찰관입니다. 1·2학년 여자 아이들은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입니다. 그 밖에 아픈 사람을 고쳐주는 의사, 나쁜 사람을 벌주는 판사, 억울한 사람을 위해 일하는 변호사,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물건을 발명하는 과학자, 사람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는 피아니스트, 그림을 그리는 화가, 사람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시를 쓰는 시인도 있습니다. 저학년 아이들이 꾸는 꿈의 기준은 세상에 좋은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돈 많이 버는 것이 꿈이니…
중학년(3·4학년)이 되어도 아이들은 여전히 소방관·경찰관·교사·의사·판사·변호사가 될 것을 꿈꿉니다. 그런데 저학년과 달리 고학년이 꾸는 꿈은 점점 현실적이 되어갑니다. 꿈이 현실적인 직업을 생각하게 되면서 직업의 기준이 좋은 일을 하는 것에서 안정적인 직업과 돈을 많이 버는 것으로 바뀝니다. 이것은 아이들의 생각보다 부모가 아이에게 ‘넌 무엇이 되어야 한다’로 몰고 가는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고학년이 될수록 과학자와 피아니스트, 화가, 시인 같은 직업을 꿈꾸는 아이가 줄어드는데, 이는 부모가 생각하는 장래 좋은 직업의 기준에서 밀려나기 때문입니다. 고학년이 되면서 아이들은 꿈을 꿀 자유마저 빼앗기고 만 것입니다. 대신 부모는 아이들에게 ‘이 다음에 행복하게 살려면 열심히 공부해서 일류 대학에 들어가고 이런 직업을 가져야 한다’고 다그칩니다. 아이들의 꿈은 무시되고 아이들의 삶이 오직 공부와 성적으로만 가득 차게 됩니다.
수학 경시대회나 시험 때마다 나는 높은 점수를 받아본 적이 없다. 그리고 내 친구들은 높은 점수를 많이 받는다. 그때마다 자존심이 상한다. 나는 점수를 낮게 받을 때마다 나는 공부도 못하니까 이 세상에 쓸모없다고 생각했다. 공부 못한다고 놀림받을 때 나는 하찮고 쓸모없다고 생각한다(6학년, 남).
내가 공부를 안 해서 시험점수가 나빠서 엄마와 아빠가 속상해하실 때 내가 쓸모없는 존재라고 느낀다. 시험을 못 봤는데 맛있는 것, 좋은 것을 사줄 때도 있다. 그럴 땐 내가 우리 집 재산만 축내고 있다고 생각한다(6학년, 남).
이렇다보니 아이들은 꿈을 꾸기는커녕 자신이 쓸모없고 하찮은 존재라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5·6학년 아이에게 자신이 가장 쓸모없고 하찮은 존재라고 생각할 때가 언제냐고 물어봤더니 대부분의 아이들이 “시험 성적이 안 나왔을 때”와 “공부를 못해서”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죽고 싶다고도 합니다.
부모는 공부 잘하라고 하지만, 5·6학년만 되어도 벌써 많은 아이가 자신의 머리와 실력으로는 부모가 기대하는 일류 대학에 들어갈 가능성도, 부모가 원하는 직업을 가질 가능성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부모를 거역할 수 있을 만큼 자신만의 특별한 꿈도 없으니 부모가 시키는 대로 따라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하루하루 보내는 것이 힘겹기만 합니다.
지금 아이들의 마음은 아주 복잡합니다. 하루하루 삶이 너무 힘들어 꿈을 꿀 여유조차 없습니다. 오직 이 시기에만 할 수 있는, 마음껏 꿈꿀 수 있는 권리조차 빼앗겨버렸습니다. 꿈이 없는 세상, 꿈을 꿀 수 없는 세상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마음껏 꿈을 꿀 수 있는 세상이 어른과 아이 모두 행복한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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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뒤죽박죽인 생각 속에 나를 지켜보는 그 시선이 무섭다.(6학년, 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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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미로(6학년, 여)/모든 것이 뒤엉켜 있어서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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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나의 반쪽을 차지하고 있는 나쁜 것들을 없애버려서 곧 하늘로 날아오를 것이다(6학년, 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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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 속에 갇혀 있는 나(6학년, 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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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위의 나(4학년, 여)/절벽 위에서 내려와야만 하는데, 내려다보니 절벽 아래에는 뾰족한 바늘이 가득 꽂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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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번데기(6학년, 남)/곤충이 알→애벌레→번데기→성충으로 정해진 규칙에 의해 변하듯이, 내 삶도 정해진 대로 살아간다. 그중에서도 내 모습은 나뭇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려서 어쩔 수 없는 번데기와 같다. 내가 지금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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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처럼 곧 블랙홀에 휘말릴 것도 모른 채, 밖에 있다고 좋아하는 바보 같은 나(6학년, 남).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