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 막지 못해 미안하다.
쌍용차 투쟁으로 정부의 포악함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동지 여러분 고맙습니다.”
경찰 호송차에 실린 쌍용차노조 이창근 기획부장이 취재단과 가족들을 향해 외친 말이다.
'다 잃은 것도 아닌, 다 얻은 것도 아닌' 협상 결과를 두고 착잡한 심경일 사람들 수도 없을 것이다.
더 이상 인명피해가 나지 않은 것에 가슴을 쓸어내리지만
일을 안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하겠다는 사람들에게 정말 이래도 되나
다시는 이런 일이 없으리라고 누가 보장하겠나
너나 할 것 없이 가슴이 먹먹하다.
그저께.
홍보지를 들고 재래시장에 나갔다가, 그 곳 상인들의 퀭한 눈을 차마 마주하기가 힘들었다.
휴가철이기는 했지만, 대낮에 손님 한사람 없는 재래 시장
물건에 쌓인 먼지를 떨어낼 생각조차 못한 채 파리채만 들고 앉은 사람들.
그 얼굴들에서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지난 2일 쌍용차노조원 한 분이 자택에서 손목을 그어 자살하려 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48% 골라내기, 손배가압류, 형사처벌... 또 다시 이어질 긴 싸움...
지옥같은 한철을 보내고 도장공장에서 내려오던 덥석부리 노동자들의 눈동자
농성을 풀며 조합원 한사람 한사람과 포옹하던 한상균지회장의 눈에 차오르던 눈물을 잊을 수 있을까.
이 모든 슬픔의 근본이 되는 자, 누구인지 곱씹고 또 곱씹지 않을 수 없다.
77일의 긴 공방이 진행되는 동안 경찰별력을 투입한 것 말고는 팔짱 끼고 수수방관한 정부가
또 다시 나몰라라 쌍용차에 공적자금 투입하기를 거부한다면,
파업은 끝났지만 쌍용차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의 상황은 나아질 것이 없다.
정부는 쌍용자동차 사태의 진정한 해결에, 조속한 공적자금 투입에 하루라도 빨리 나서야 한다.
이것이 휴가에서 돌아온 MB가 맨 먼저 해야 할 일이디.
그 스스로 입만 떼면 말한대로 서민의 편인지,
단물 다 빨아먹고 내빼려는 먹튀자본의 편인지
모든 국민이 눈 뜨고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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