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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명박이 땜에 중딩 엄마 되기 힘들다 o(T^T)o

반짝이2 2009. 3. 27. 13:16

 

 

   첫 딸이 중딩이 되었다.

   키는 나만큼 커지고, 처녀 때 입다가 작아서 둔 옷들 다 받아입고

   이마엔 여드름도 나고,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외계인 말을 쓰는 통에

   가끔 적응 안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대부분 기특하고 뿌듯하다.

 

   그러나, 나를 제일 괴롭히는 일이 하나 있다.

   바로  '학교'라는 곳이다.

 

   첫번 째, 입학식, 고민하다가 갔다.

   아이들 강당에 줄세워 놓고

   교감샘인지, 교무주임샘인지 마이크를 들고

   아이들에게 귀가 아프게 큰 소리를 쳐 댄다

 

  정말 귀가 아프다

  이리저리 아이들에게 차렷과 열중쉬어를 반복해서 시키더니

  선언문 읽히는 걸 몇 번이나 반복하고는

  입학식을 한다.

  머리는 잘라야 하고, 가방은 무채색이어야 하고, 양말은 어떻고 저떻고.

  이십년 전하고 똑같다.

  참 싫다.

 

  두번 째, 방과후 특기적성 수업 안내장이 날아왔다.

  특기적성 수업이면 특기정석 수업을 해야할텐데

  이건, 그냥 교과수업을 1시간 더 하겠다는 시간표다.

  어이가 없어서, 딸에게 설명하고 저도 동의를 해서

  < 교과수업과 똑같이 진행하는 특기적성 수업은 하지 않겠다 >고 써서

  알림장을 돌려보냈다.

 

  다음날 아침. 딸이 말했다.

  < 엄마, 방과후 학교 빠지면 안 된대.>

  이런!, 말도 안된다.

  정규 수업도 아니고, 학부모가 돈 몇만원씩 내서 듣는 수업을

  모두 다 들으라니!!

  이거야말로, 강제 보충수업이다.

 

  결론, 우리 딸만 7교시 수업 안 하고 혼자 집에 돌아오게 됐다.

  현재로 7교시 수업 안 하겠다고 한 학생이

  우리 딸 혼자라는 것이다.

 

  수업에, 시험에 ,,,  끔찍했던 중고등학교 시절

  그래도 빛나던 십대를 보낼 수 있었던 건, 친구들이었다.

  친구들과 떠들면서, 손 잡고 교문을 나서던 하교 길을 떠올리면 지금도 마음이 찡하다.

  그런데, 우리 딸은 혼자 덜렁덜렁 교문을 나서야 한다.

 

  일제고사를 치느니, 성적을 공개하느니

  명박이가 떠들어대는 통에

  대구시내 중학교에까지 아침방송수업, 7교시 강제보충수업들이

  다 살아나고 있다.

 

  13살 예쁜 우리 딸의 <정겨운 하교 길>을 돌려달라.

  돌려달라!

  진짜 교문 앞에서 1인 시위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다.

 

 

 

                                            오이부침 샘의 작품. 

 

출처 : 연애편지
글쓴이 : 바람숲 원글보기
메모 : 예리가 벌써 중학생이 되었다. 만세! 예리랑 같이 술 마실 수 있는 날도 머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