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백년지대계/이 아이들을 어찌할 것인가

[스크랩] 우리반 학부모님께 - 파면을 앞둔 담임의 편지

반짝이2 2010. 6. 1. 13:13

아래 글은 교사시국선언으로 2개월 정직 처분을 받으시고

이번에 정치후원금 관련, 가중처벌 대상으로 파면을 앞두신

우리카페의 회원 '불타는 지리산'님께서 담임반 학부모님들께 쓰신 편지입니다.

 

저희 대구는 유난한 보수지역이라서 그런가요? 무려 23명의 교사가 파면과 해임을 앞두고 있습니다. 커밍아웃(?)을 하자면 저도 역시 대상자이고요.

말씀드리면 카페의 회원님들께서 너무 놀라시거나 걱정하실까봐 일찍 고하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박쌤의 블로그에 가 보시면 올해 1학년 담임을 하면서 얼마나 행복해했는지 볼 수 있습니다.

 http://blog.daum.net/zupau

 

어제 부당징계 규탄대회에 모인 대구지역 교사, 학부모들 모두 박쌤의 편지 들으며 울었습니다.

본인의 허락도 없이 제가 이렇게 옮깁니다.

  

   

우리반 학부모님께

 

6월 1일 직위해제를 강행한다는 소식을 접한 지난 주 화요일(5월25일) 급히 썼던 ‘학부모 편지’를 기억하시지요?

 

우리 교사들이 일제고사 표집요구, 고교 평준화를 해체하는 특목고, 자율형 사립고 반대, 00권만 배불리는 ‘반값 등록금’보다, 등록금 때문에 자살을 하거나, 술집으로 나앉지 않아도 되는 실제로 도움이 되는 대학등록금 인하 및 무이자 지원, 4대강에 쏟아 붓는 22조원 대신 의무교육에 걸 맞는 무상급식 요구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말씀 드렸습니다.

 

조중동을 비롯한 활자언론과 최근에 방문진이라고 회자되는 사람들의 YTN, KBS, MBC방송장악 이후 민주시민에게 표현을 자유를 말살하려는 그들의 음모를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한놈만 시범케이스로 때리는 전술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 대상이 지금은  전교조 죽이기에 해당된다는 것쯤은 짐작하셨겠지요?

 

지난해 시국선언 후 사법판결이 나오기 전에 해임과 정직의 중징계를 요구하고, ‘사법판결이 나올 때까지 징계를 유보하겠다.’는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에게 직무유기로 고발을 한곳이 교과부입니다. 법을 수호해야할 국회원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저들이 만든 법을 어기면서까지 전교조 교사의 명단을 인터넷에 내걸며, 학부모에게 전교조 교사등교거부 시위를 충동질한 한나라당입니다. 저들의 한나라 국회의원에게 3백 또는 5백만원을 후원한 것은 눈감고, 전교조 교사 2만원을 야당에 후원한 것은 파면 또는 해임에 처하라고 요구하는 검찰입니다.

이들 뒤에는 쪼인트 까는 몸통정권이 도사리고 있겠지요?


아이들만 잘 가르치라고요?

아이들만 잘 가르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부모가 맞벌이 나가서 새벽에 들어오는 집의 우리 아이는, 24시간 돌아가는 야한 텔레비전을 보며 야한 꿈을 키워갑니다. 대구초등의 집단성폭 사건이 그 결과입니다.

 

오로지 성적순위가 행복순 임을 강조하는 교육정책과, 그 성적으로 교원평가를 결정하겠다는 계획 속에 교육청도, 교장도, 교사도 입 다물고 순응합니다. 성적 들러리의 청소년들이 또래 친구를 폭행하고, 기간제 교사를 희롱하고, 술, 담배, 약물, 인터넷 중독, 심지어 자살까지 내몰리는 상황입니다.

 

개고생하여 들어간 대학도 취업을 위한 고난의 행군일 따름이며, 그 고난의 터널을 지나도 88원 세대일 수 밖에 없는 젊은이에게 꿈을 주지 않는 교육에 넌더리가 난다는 겁니다.

 

그러는 저들은 어떻습니까?

아시다시피, 청와대의 천암함 관련 전쟁불사를 결의한 중요정책 회의에 참석한 과반수가 군대를 가지 않은 ‘신의 아들’이었고, 또 그의 아들도 군대 보내지 않는다고 합니다.

 6억 이상 되는 부자들에게만 물리는 종합부동산 세금을 면제해주는 것 또 뭡니까? 어렌지 교육으로 전 국민의 자녀를 영어학원으로 몰아붙이는 건 또 뭐란 말입니까?

그것을 너무나 잘 알면서 학교안의 고상한 선생님으로 존재하는 것은 학생, 학부모에게 기만이며 사기입니다.


 마틴 리묄러의 말처럼 ‘독일 나치가 유태인을 잡아가고, 공산주의를 잡아가고, 사회주의를 잡아가고, 노동운동가를 잡아가고, 카톨릭교도와 기독교인을 잡아가도 자기는 해당이 없다고 침묵하고, 그다음 친구를 잡아가도 가족이 소중하다고 침묵했더니, 나를 잡아갈 차례가 되었는데 아무도 말려주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는 유태인 학살을 알고 있습니다. 역사속의 4.19, 3.15, 80년 광주, 87년 민주화를 알고 있는 우리 교사들은 침묵을 깨고 말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우리 학부모님,

우리 전교조를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저를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MB정권과 그 하수인들의 악랄한 전교조 압살을 막아내는데 힘을 보태주시기 바랍니다.

오바마를 만든 무브온의 행동요령을 익혀, 돈이 되면 돈으로, 글과 댓글로, 친지와 이웃에게 전화하여 이 사태를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이시대의 정의의 편, 민주주의 편, 못살고, 힘없는 자의 편을 응원하는 것을, 실천으로 보여 주시기 바랍니다.


 6월 1일 직위해제는 교육청의 업무처리와 학교안의 혼란사태예상 등으로 인하여 뒤로 밀렸습니다. 그렇지만, 교과부는 6월말까지 징계를 강행하려하고 있습니다.

 

저야 각오한 일이지만, 예상도 못한 두 아이들에게 2010년에 일어난 이 사태를 전달할 길이 없습니다. 이 나라 고무줄 정책이, 같은 사건도 해당자에 따라, 고무줄 법 잣대를 무어라 설명을 할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반 아이들에게는 또 무어라 설명을 할까요?
‘책 읽어주기 수업’을 어느 수업보다 귀하게 실천하고 있습니다. 한 학기 수업이라도 해봐야 결과를 평가할 수 있을텐데 참 아쉽습니다.

 

6월 17일 계획된 수영장 현장학습을 같이 가게 될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앨범에 들어갈 각 학년담임 교사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지금의 6학년이 졸업할 때까지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불안한 상태인지라, 카메라 렌즈 앞에 앉아 있는 제가 참 겸연쩍고 초라하였습니다.

 

‘체육 물품이 어느 창고에 무엇이 보관되어 있는지 정리한 자료를 각반 담임교사에게 주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하려니, 징계예정자의 요구가 우습게 보일까봐, 또는 불손한 눈빛을 선배에게 보이지나 않을지 또 쪼그라듭니다.

 

첫 편지에 힘내라면서 보내주신 학부모님의 답장을 매우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6월중에 미국 오바마 만나러간다."고 뻥쳤는데, "절대 그를 만날 필요가 없어졌다."라고 다시 뻥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10년 5월 31(월) 대구 oo초등학교 1학년 3반 담임 o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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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 처음 나치가 등장했을때,

처음에 그들은 유태인들을 잡아갔습니다.

그러나 나는 침묵했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유태인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에 그들은 공산주의자를 잡아갔습니다.

그러나 나는 침묵했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엔 사회주의자를 잡아갔습니다.

그때도 나는 침묵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사회주의자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엔 노동 운동가들을 잡아갔습니다.

나는 이때도 역시 침묵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노동 운동가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가톨릭 교도들과 기독교인들을 잡아갔습니다.

그러나 나는 침묵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기독교인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느 날부터 내 이웃들이 잡혀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침묵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그들이 잡혀가는 것은

뭔가 죄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은 내 친구들이 잡혀갔습니다.

그러나 그때도 나는 침묵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내 가족들이 더 소중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은 나를 잡으러 왔습니다.

하지만 이미 내 주위에는 나를 위해

이야기해 줄 사람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출처 : 교육주권운동
글쓴이 : 반짝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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