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백년지대계/이 아이들을 어찌할 것인가

[스크랩] 너 하고 싶은 일 하고 살아라. 인생은 길다..

반짝이2 2010. 8. 30. 12:04


40 여일째 집에 있는 저희 반 아이와 국철 타고 양평으로 나들이 다녀왔습니다. 탁트인 경치를 아이가 신기한 듯 즐깁니다. 
 



마침 양평 5일장이 섰더군요. 비도 적당히 온 끝이라 덥지도 않고요. 메추라기 안주에 소주 한 잔, 두툼한 빈대떡에 막걸리 한 잔 나누었습니다. 아이가 빨간 머리를 해서 그런지 합석한 육십 대 어른 세 분이 흘끔흘끔 애를 쳐다보십니다. 아이가 전화 받으러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아이의 상황을 말씀드렸지요. 힘들어서 쉬고 있고 가수가 되고 싶어 한다고요. 아이가 돌아오니 어르신들께서 아이에게 손수 술을 따라 주시면서 한 말씀씩 해주십니다. "우리 때는 먹고 사는 것 때문에 하고 싶은 거 못하고 살았다. 너는 하고 싶은 일하며 살아라." "니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해라." "실력있다고 가수되는 거 아니다. 주변 분들에게 인사 잘 해라. 실력 비슷할 때는 인간성 먼저 보게 된다." "인생은 길다," 등등. 아이의 웃는 모습을 모처럼 보았습니다.
오는 길에 65일 이상 결석 가능하니 쉬엄쉬엄 생각하라고 했습니다. 9월말부터 중간고사니까 그 때 나와 시험보라고. 그냥 찍고 집에 가라고. 우리 목표는 졸업이라고 했지요.
일단 1학년 마치고 2학년 되거든 3월에 대안학교 가고 3학년 때 직업반 가자고 했습니다.
학기중 움직일 수 있는 대안학교의 부재가 이 아이를 이토록 힘들게 하는 것이지요. 어른들의 책임입니다. 
애가 술 몇 잔에 취한 건지 기분에 취한 건지 머리가 몽롱하답니다. 집 앞까지 바래다 주었습니다. 
또다시 비가 추적추적 내립니다. 내 마음도 젖어듭니다. 언젠가 이런 글을 본 듯합니다. 우산 하나를 나눠쓰려면 내 어깨 한 쪽이 젖어야한다고. 아이의 슬픔을 나누다보니 제 마음도 조금 그리 되는 것인가 봅니다.  

다음 주에도 또 어디 놀러가야겠습니다. 세상이 다 체험학습장이네요.
아이에게도 저에게도..

출처 : 돌봄치유교실
글쓴이 : etkorea 원글보기
메모 : 제가 자주 이용하는 교과자료실에 하도 좋은 자료를 많이 올리셔서 익히 이름을 알고 계시던 선생님인데, 아이들 생활지도도 이렇게 열심이십니다. 이렇게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함께 아파하지 않을 세상이 어서 오면 좋겠지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