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지도/가끔 쓰는 일기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반짝이2 2009. 11. 13. 15:39

오늘은 11월 13일.

"대학생친구 하나만 있었으면 좋겠다"던 청년 노동자 전태일이 

제 몸을 살라  "근로기준법"이란 것이 있음을 세상에 알린지 39주년 되는 날이다.

 

지난 8일 노동자대회에서

이소선 어머님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하시며 말씀하셨다.

몸이 많이 불편하신지 부축을 받고 올라오신 어머니.

 “하나가 되라! 하나가 되면 산다! 하나가 되면 이긴다!”

40년동안 아들을 묻고 사신 어머님 가슴은 숯덩이일게다.

 

오늘이 무슨 날이냐는 질문에 "13일의 금요일"이라는(!) 아이들에게

전태일열사의 삶을 얘기하고 지식채널을 함께 보았다.

살아계셨더라면 이 아이들만한 손주도 있었으리라...새삼 세월의 깊이를 가늠해 본다.

 

우리 아이들도 자라서 대부분 노동자가 될 터이지.

이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부디 열사가 바라신대로 평등하고 평화롭기를!

 

 

 

          사랑하는 친구여

받아 읽어주게

친구여,

나를 아는 모든 나여
나를 모르는 모든 나여
부탁이 있네

나를,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영원히

잊지 말아주게
 

그리고 바라네

그대들 소중한

추억의 서재에 간직하여 주게

뇌성 번개가 이 작은 육신을

태우고 꺾어버린다고 해도
하늘이 나에게만

꺼져 내려온다 해도
그대 소중한 추억이 간직된 나는

조금도 두렵지 않을 걸세
그대들이 아는,

그대 영역의 일부인 나

그대들의 앉은 좌석에 보이지 않게 참석했네
미안하네

용서하게

테이블 중간에 나의 좌석을 마련하여 주게
원섭이와 재철이 중간이면 더욱 좋겠네
 

그대들이 아는,

그대들의 전체의 일부인 나
힘에 겨워 힘에 겨워

굴리다 다 못 굴린
그리고 또 굴려야 할

덩이를

나의 나인 그대들에게 맡긴 채
잠시 다니러 간다네

잠시 쉬러 간다네
 

어쩌면 반지의 무게와 총칼의 질타에

구애되지 않을지도 모르는,

않기를 바라는
이 순간 이후의 세계에서
내 생애 다 못 굴린

덩이를, 덩이를
목적지까지 굴리려 하네
이 순간 이후의 세계에서

또다시 추방당한다 하더라도

굴리는 데 굴리는 데
도울 수만 있다면
이룰 수만 있다면